AI 반도체 섹터 구조부터 보면, 설계하는 쪽과 파운드리를 돌리는 쪽, 그리고 그 위에서 소프트웨어 스택을 잡는 쪽이 따로 놉니다. 사피온은 SKT 계열로 설계 쪽에 서 있고, 국내에는 이 자리에 서 있는 회사가 많지 않습니다. 다만 수요처가 통신사·데이터센터 쪽으로 좁게 형성돼 있어서, 그 수요가 열리는 속도가 밸류에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입니다. 최근 5,000억 밸류와 누적 투자유치 600억을 같은 칸에 놓고 보는 댓글을 자주 봅니다. 회계 쪽에서 보면 이 둘은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. 누적 투자유치는 조달한 금액의 합이고, 600억 중 전환우선주(RCPS)로 들어온 게 얼마인지에 따라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배분이 달라집니다. 5,000억은 지분 거래에서 형성된 평가액이니, 투자자가 실제로 회수하는 금액과는 또 다른 층위입니다. 전환권이나 상환권 조건이 붙은 RCPS는 부채와 자본 사이에서 분류가 갈리고, 이연법인세 자산 인식 여부도 실적 가정에 따라 흔들립니다. 이 부분은 공시된 재무제표를 봐야 하는데, 저도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. 예전에 비슷한 구조의 회사 감사를 들어갔을 때, 투자유치 총액을 자본금으로 착각한 표를 받아서 한참 고친 적이 있습니다. 숫자의 정의가 먼저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