요즘 게시판에 '스트라입스가 맞춤정장 O2O라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', '밸류 600억에 아직 저평가'라는 말이 돌더군요.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몇 년째 이 회사를 들고 있는 사람으로서 좀 씁쓸합니다. 낙관론은 대충 이렇게 요약되죠. 맞춤정장 시장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초기라서 선점 효과가 있고, O2O 특성상 마진도 높을 거라는 기대. 그런데 그 논리가 실제 숫자랑 안 맞는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. 누적 투자유치 60억으로 최근 밸류 600억을 만들었다는 건, 사실상 자본금 대비 10배 멀티플을 이미 준 거예요. 핀테크도 아닌 O2O 의류 업종에서 그 밸류를 방어하려면 매출 성장이 극단적으로 빨라야 하는데, 그걸 뒷받침할 외부 공시나 지표는 아직 안 보입니다. 맞춤정장은 구매 주기가 길고 재구매율이 본질적으로 낮은 사업입니다. '선점'이라는 말은 유행에 가깝고, 시장이 열릴수록 대기업이나 자본력 큰 경쟁자가 들어오면 그 선점은 금방 희석됩니다. 결국 이 밸류는 실적보다는 기대에 기댄 부분이 크고, 그 기대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. 물론 제가 모든 데이터를 다 확인한 건 아니고, 아직 비공개된 지표가 호전적일 가능성도 배제는 못합니다. 다만 저는 몇 해를 기다리면서 그런 신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, 이제는 체념에 가깝게 정리하고 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