몇 년을 들고 있으니 한숨만 나온다. 흔히 도는 낙관론은 '누적 투자유치 300억원과 최근 밸류 1,000억원이니 성장 가능성이 검증됐다'는 식이다. 그 말이 맞다면 왜 우리는 여전히 이 구간에서 오르내리고 있을까. 투자 유치가 곧 성장성의 증거라는 건 성립하기 어렵다. 300억원이라는 숫자는 모빌리티 업계, 특히 자율주행 트럭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같이 풀어야 하는 분야에서 결코 크지 않다. 최근 밸류 1,000억원도 상대적 저평가가 아니라 시장이 그 정도만 인정해준 값일 뿐이다. 자율주행 트럭은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규제, 인프라, 안전 검증이 산처럼 쌓여 있는데, 그걸 감당할 현금 흐름이나 구체적인 실증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. 과거 라운드 때는 '기술력이면 된다'는 분위기가 팽배했지만, 지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체념이 앞선다. 이 기술의 승부처는 결국 대형 제조사나 물류 플랫폼과의 협력인데, 그런 파트너십 발표도 들리지 않고 시장 구조상 독자 생존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. 내가 이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이미 희망을 접은 건지도 모르겠다. 다만, 나도 모르는 훨씬 유리한 조건의 전략적 제휴가 추진 중일 가능성은 남겨둔다.